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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터널 애니멀스 / Nocturnal Animals (2016) +해석

Movies/나쁘지 않게 봤음

by Aronia0199 2022. 3. 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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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아담스와 제이크 질렌할이 출연하는 청불 영화고, 뭔가 기억에 남는 포스터였어서 예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다.
최근에 인스타에서 "녹터널 애니멀스 인트로를 보는 반응 찍기" 를 보고 봐야겠다 싶어서 드디어 보게 되었다.


그냥 포스터랑 문구만 봤을때는 뭔가 치정극일것 같았는데 비슷하긴 했다. 분위기도 꽤나 무거울것 같기는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무거워서 놀랐다..
내용에 대해 말하자면? 정말 내가 이세상 멘탈 갑이다, 라는 사람만 보는걸 추천한다.... 영화 내용은 다른 영화에서도 자주 나올만큼 흔한 내용이지만 정말 보는 내내 속이 안좋고 구역질이 났다. <악마를 보았다>를 볼때도 이만큼 힘들지는 않았던것 같은데....

최대한 스포없이 내용을 말해보자면, 에이미 아담스, 수잔이 주인공이며, 전남편인 제이크 질렌할, 에드워드가 보내준 소설 원고를 읽는 내용이다. 영화는 현재, 과거, 소설속 내용을 계속 전환하며 담담하게 보여주는것이 전부다.
생각없이 보면 내용이 이해가 안될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생각을 해본다면 소설 속 내용이 내포하는 것은 알아서 잘 찾을 수 있다. 영화 내용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정말 이런 내용일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인 이유는 아마 내용 그 자체 때문인것 같다. 영화 장면의 수위가 절대 높지도 않고, 여타 다른 영화들보다 잔인하거나 자극적이지도 않다. (마지막에 꽤나 잔인한 장면이 5분? 정도 나오긴 한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충격을 받을 수 있기에 19세 관람불가를 걸어둔것이 아닐까 싶다...


흔하지만 끔찍한 영화 내용, 무덤덤한 표현 방식, 엄청난 연기들이 합쳐져서 멘탈을 와장창 깨부시는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현실, 과거와 소설의 연출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서는 주인공인 수잔의 정신상태처럼 어딘가 멍하고 디자이너가 만든 영화인만큼 미장센이 아주 특이하다. 수잔은 수면장애로 인해 잠을 잘 못자는데, 그런 정신상태를 반영한 것인지,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하지 못하게 뭔가 장면들이 모두 몽환적인 느낌이었다.
과거에서는 그래도 좋았던 시절을 표현하기 위해서인가 더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된것 같았다. 그래도 많은 감정들이 절제되어있는듯 했고, 눈빛 연기가 정말 눈에 띄었던것 같다.
소설 속 내용은 영화 내에서 가장 비절제적이었던 부분인것 같은데, 세상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해주는 그런 연출이었다.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게 모니터 밖으로까지 느껴졌다.

아무튼 끔찍한 사건을 담담하게 전달하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아무리 담담하다고 해도 어떤 장면들에서는 너무 노골적으로 보여주었기에 구역질이 날 것 같기도 했다....

영화가 끝날때까지도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

너는 약해 빠졌어


아무튼 당분간은 거의 이 영화 포스터만 봐도 숨이 턱 막힐 것 같다. 너무 강렬한 여운이 남는다.


특이하게도 감독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인 '톰 포드'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 미장센이 독특하고 강렬해서 보는 맛이 있었다.


스포 및 해석

영화는 전체적으로 3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유명한 예술가가 된 수잔의 현재 인생, 수잔과 에드워드가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기까지의 과거 회상, 에드워드가 수잔에게 보내준 소설의 내용을 영상화 한 장면이다.

영화는 이 3개의 부분을 계속 교차하면서 보여준다. 정말 생각 없이 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를수도 있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복수극'이다.

이제 3개의 부분을 모두 떼어내서 살펴보자,
1. 유명한 예술가가 된 수잔의 현재 인생
수잔은 유명도 얻고 부도 얻고, 멋진 남편도 있지만 왜 그런지 행복하지 않다. 자신은 다른이들에 비해 행복할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을 이미 누리고 있지만, (부와 명예 등) 자신은 불행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자신의 삶이 호화롭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불행하다고 말할 자격이 안된다고 말한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밤에 잠도 잘 못자고 일에도 집중을 못하며 남편에 외도 사실도 간접적으로 알아버린 그녀는 삶에 권태를 느낀다.
어느날 전남편인 에드워드가 자신이 쓴 소설의 원고를 보내준다. 무려 19년만이다. 수잔은 그에게 여러번 연락하려고 했었고, 연락을 모두 거부했지만 19년만에 일방적으로 연락이 온것이다. 수잔을 생각하며 쓴 소설이라고 한다. 소설의 제목은 'Nocturnal Animals', 야생 동물이란 뜻이다. 동시에 에드워드가 수잔을 부르던 별명이기도 한다. 수잔은 그 소설을 읽어나간다.

2. 수잔과 에드워드가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기까지의 과거 회상
수잔은 부잣집 딸래미, 에드워드는 그저그런 작가 지망생이다. 수잔과 에드워드는 열혈한 사랑에 빠져 수잔의 부모님의 반대에도 결혼을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수잔은 결국 대학에서 만난 현남편과 바람을 피게되고 에드워드의 아이도 지워버리게 된다. 수잔과 현남편의 외도를 목격한 에드워드는 상처를 받고 두 사람은 이혼하게 된다.

3. 에드워드가 수잔에게 바친 소설
부모님과 딸로 이루어진 가족이 여행을 간다. 인적이 없는 고속도로에서 이상한 사람들과 문제가 생기게 되고, 아내와 딸은 납치당한다. 남편은 우여곡절로 살아남게 되지만 아내와 딸은 강간당한 후 살해당한다. 남편은 그 살인마들을 추적하는 보안관을 돕지만 용의자들은 모두 풀려나게 된다. 보안관은 자신이 시한부 인생이라며, 남편에게 법의 테두리에 벗어나자고 말하며 함께 용의자들을 모두 죽이지만, 남편은 결국 파멸을 맞게 된다.

이런 내용의 3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에드워드가 수잔에게 바친 소설은 결국 수잔이 바람을 피워 자신을 떠나간 후, 자신이 느낀 그 고통을 비유하여 적어내려간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수잔은 에드워드를 만나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고 식당에서 기다리지만 에드워드는 끝내 나타나지 않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난다. 그때의 수잔의 눈빛이 정말... 슬프면서도 안타깝고 뭔가 다행인것 같다는 복합적인 감정이 담겨있는 듯해서 너무 인상깊었다.


수잔은 에드워드에게 연락이 온 후, 일에도 집중을 하지 못하고 밤새 그의 소설을 읽는다. 현재의 그녀는 삶의 권태에 너무 깊게 빠져있었기 때문에 그에게서 온 연락으로부터 야기되어 과거의 그를, 또는 과거의 그를 사랑하던 자신의 모습을 그리워하는것이 아닐까 싶었다. 또한, 수잔과 소설속 남편이 괴로워하는 모습이 겹쳐지는듯한 연출이 잦은데, 이는 수잔이 에드워드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로 인해 괴로워함을 나타내는것으로 보였다.
수잔이 에드워드에게 계속 연락을 했다는 것이 언급된것도 그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전처럼은 아니지만 계속 친분을 이어가기 위해서라고 생각이 들었다.
에드워드는 소설을 건냄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였고, 그것을 알아차린 수잔은 에드워드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만나자고 연락을 했을것이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끝내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음으로 복수를 완성한것으로 느껴졌다.


또한, 내게 계속 의문을 가지게 한 캐릭터가 있었는데, 바로 소설속의 보안관이었다. 그는 남편이 계속 범죄 현장 주위를 맴돌게 하고, 시간이 지나도 그를 다시 불러들이고, 심지어 현장 주변에 거주하기도 한다. 또한, 범죄자들을 함께 죽이자고 먼저 제안한 인물이기도 하다.
꽤나 비중있는 인물로 나오기 때문에 무슨 의미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았을때 보안관은 소설 속 남편의 또 다른 자아, 결국에는 에드워드가 복수를 하기 전에 고심했던 흔적을 의미하는것이 아니있을까?
남편은 극심한 트라우마로 인해 범죄현장을 벗어나질 못하고 계속 되돌아오며, 결국에는 범죄자들에게 복수를 계획하게 된다. 하지만 보안관이 범죄자 한명을 죽이고 나서 그에게 화를 내는것으로 보아 살인을 저지르고 싶지 않다, 와 복수를 하고싶다, 는 자아의 경계에서 갈등이 생겼던것 같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보안관을 다른 길로 떠나지만 남편은 결국 나머지 범죄자를 죽인 후 파멸을 맞게된다. 보안관의 퇴장은 결국 두 인격의 융합을 나타낸것으로 보았다.
이를 소설의 저자인 에드워드에 비유해보자면, 그는 수잔이 떠나간 뒤에도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되짚으며 괴로워했고, 결국은 복수를 원하게 되어 소설을 수잔에게 보냈지만, 파멸을 맞은 소설 속 남편처럼 진짜로 죽었거나 죽어도 여한이 없을만큼 후련하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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